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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구칼럼>하늘을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자리

공직자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말을 새겨야
등록날짜 [ 2013년09월26일 12시09분 ]
강원구박사
원(元)나라 시대 야율초재(耶律楚材)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요(遼)나라 왕족 출신이었다. 1212년 몽골군이 금나라 연경(燕京: 북경)을 침입했을 때 징기스칸과 만나게 된다. 일찍이 그의 명성을 듣고 있던 징기스칸이 그를 데려올 것을 지시하고, 그의 학식에 크게 반한다.

  징기스칸이 그에게 "어떠하냐, 예전에 너희 거란이 금(金)나라에게 멸망했는데, 오늘 짐이 그대를 위해 복수를 해주랴?"  그는 "이미 금나라의 관직을 받고, 그 녹을 먹은 지 오래인데, 어찌 원한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징기스칸이 "내 부하가 되지 않겠는가?" 그는 "공부를 한 것은 백성을 편하게 하려는 것이었는데, 어찌 약탈(掠奪)과 학살(虐殺)을 일삼는 당신의 부하가 되겠습니까"

  야율초재는 그의 재능을 알아 본 징기스칸의 간곡한 권유로 군사(軍師)가 되고, 서역 원정에까지 동행한다. 징기스칸은 눈을 감으면서 아들 오고타이에게 "야율초재는 하늘이 우리를 위해 보낸 사람"이라며 스승처럼 받들라는 유지를 남긴다.

  1232년 몽고(蒙古)군이 금나라의 수도 개봉(開封)을 포위, 맹공격을 가한뒤 성을 함락시켰을때 총사령관이 개봉 백성 수십만명을 학살의 공포로 몰아넣었다. 특히 몽골군이 항복을 권하기 위해 보낸 사절단들의 목을 치는 등의 저항은 몽고군의 정복전에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반항이었던 것이다.

  이때 학살극을 막고 나선 이가 야율초재였다. 그는 오고타이에게 "우리가 숱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쟁을 벌이는 것도 모두 땅과 백성을 얻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데 땅을 얻어도 만약 백성이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으며, 재물은 풍족함을 줄 수 있겠지만, 그것을 만들어내는 것 또한 사람입니다." 그의 진언은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던 개봉 백성들을 구하였다.

  오고타이가 그에게 "나는 아버지께서 세운 대제국을 개혁하려 한다. 좋은 방안을 말해달라"고 묻자 그가 “자꾸 새로운 제도나 법을 만들어 백성들을 번거롭게 하지 말고, 현재 시행되고 있는 것 중에서 백성들의 삶을 옥죄는 불필요한 것부터 줄이십시오”라고 말했다.

  오고타이를 섬기게 된 그는 틈만 나면 직언을 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황제의 잘못에 대해 직언이 이어지자 오고타이는 그에게 "짐은 그대가 하는 것은 뭐든지 들어주는데, 어찌 그대는 짐에게 하지마란 말만 하냐"고 타박을 놓았다는 일화도 전한다.

  그가 중대 사건의 용의자로 황족(皇族)의 한사람을 체포한 일이 있었다. 이 사실을 안 황제 오고타이는 크게 노하여 불문곡직하고 그를 체포하였다가 다시 냉정히 생각해보니 그를 체포할 만한 정당한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일단 그를 석방하였으나, 그는 이 같은 이유 없는 체포나 석방 조치를 납득할 수 없다고 항의문을 제시하였다,
 

“신은 폐하(陛下)를 섬기는 대신입니다. 체포의 명을 내린 이상 신에게  죄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죄가 있다면 법으로써 처벌하여 백관에게 시범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폐하께서는 곧바로 신을 석방하였습니다. 석방하였으니 신에게 죄가 없는 것입니까? 만약 죄가 없다면 왜 체포하였으며, 죄가 있다면 왜 석방하였습니까?”
 

  그의 굽힐 줄 모르는 항의에 군신들은 모두 놀라 손에 땀을 쥐었으나 오코타이는 잠시 동안 눈을 감고 생각하였다. “좋아요, 좋아. 짐은 천자이지만 천자라고 해서 과오가 없으란 법은 없지 않소.”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엄정 평등하게 법을 집행하는 그이 앞에서는 법을 무시한 제왕조차 머리를 숙이지 않을 수 없었다, 이처럼 야율초재는 문명 파괴적 경향이 짙은 몽골의 정복자들을 끈질기고 참을성 있게 설득함으로써 문명 보호에 크게 공헌하였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보통 검찰총장의 자리를 ‘하늘을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자리 즉 무소불위(無所不爲)의 자리’라고 말한다. 그런데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의혹' 사건이 온 나라가 시끄럽다. 소신대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은 청렴결백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자리다. 그것은 견제의 세력이 많기 때문이다. 공직자는 유교(儒敎) 덕목인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 말을 새겨야 한다.


           2013년 9월  26일


      姜元求  행정학박사 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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