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가을은 세계적으로 내어 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그것은 국토가 좁아 전국이 일시에 불타는 단풍이 넘치기 때문이다. 땅이 넓은 나라인 중국이나 미국 등은 아름답지만, 우리와 같이 일시에 단풍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가을이 깊으면 등화가친(燈火可親)이란 말이 생각난다. 그것은 등불을 가까이 할 수 있다는 뜻으로, 가을밤은 시원하고 상쾌(爽快)하므로 등불을 가까이 하여 글 읽기에 좋다는 말이다. 이 말의 출전은 당나라 유명한 문학가인 한유(韓愈)에게 창(昶)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그는 아들의 독서(讀書)를 권하기 위해 '부독서성남(符讀書城南)'이라는 시(詩)를 지어 보냈다. ‘긴 여름 장마가 걷히고, 바야흐로 가을이 되었으니(時秋積雨霽: 시추적우제), 마을과 들판에 서늘한 바람이 새로이 들어오는구나(新凉入郊墟: 신량입교허). 이제 등불을 조금 더 가까이 할 수 있으니(燈火稍可親: 등화초가친), 책을 펴 보는 것도 좋겠구나(簡編可舒卷: 간편가서권)’ 라는 시이다.
중국 절강성 부양(富陽)시는 많은 인물이 배출된 지역으로 삼국시대 손권(孫權), 원나라시대 대치(大痴)라 불린 화가 황공망(黃公望), 대문호인 욱달부(郁達夫) 등이 배출되었다.
부양시는 서화가 발달된 곳으로 대나무로 종이를 만드는 공장이 있어 견학하게 되었다. 입구에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라는 글이 있는데 ‘남자는 모름지기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는 뜻으로 독서를 많이 해야 한다는 뜻.
독서백편이의자현(讀書百遍而義自見)이라는 말은 책 ‘읽기를 백번을 두루 하면 뜻이 스스로 나타난다’는 말이다. 책을 읽지 못하면 신문이라도 읽어야 하는데, 요즈음 신문을 읽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젊은이들에게 신문을 읽으라고 하면 인터넷에서 다 본다고 말한다. 지하철에서 전에는 학생들이 어른을 보면 벌떡 일어나 자리를 양보하는데, 전혀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 그것은 양보하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마트폰을 보기 때문에 바로 앞에 어른들이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모 백화점에 갔을 때 옷을 한 벌 사고 바지를 줄여야 하기 때문에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했다. 시간을 보내기 위해 서점을 찾았는데, 책이 팔리지 않아 문을 닫았다는 것이다. 광주공항에도 서점이 있었는데 없어졌다. 임대료를 낼 수 없기 때문에 서점을 치웠다는 것이다. 공항이나 백화점에도 서점이 없다는 것은 책을 얼마나 읽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에 가면 서점이 많다는 것과 다양한 책이 있다는 것에 놀란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친다’는 경구를 상기하지 않더라도 독서는 오랜 세월 동안 중요하게 여겨져 왔다.
마카오에 가면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도서관이 있다. 그곳은 10명 정도만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워싱턴 의회도서관으로 서가의 길이가 1046km에 장서는 1억4200만권, 사서직 인원이 4000명이나 된다. 웅장한 외관이 도서관이라기보다는 궁전을 연상시킨다. 우리나라 국회도서관 장서가 460만권이니 엄청난 규모를 짐작할 만하다.
미국에서도 시민에게 친근한 도서관은 의회도서관이 아니라 도시마다 마을마다 있는 공공도서관이 있다. 주민들이 장바구니를 옆에 놓고 책을 읽고 비디오를 본다. 이 도서관이 뉴욕시가 제공하는 공공서비스 가운데 10년 넘게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요즘 한국에도 시립도서관 구립도서관이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유아 어린이실까지 있어 주부들이 이용하기에도 편하다. 도서관에서는 문화예술인을 초청한 문화강좌도 활발하게 열린다.
다양한 생활 문화서비스를 제공하고 문화적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새로 짓게 되는 도서관은 단순히 책만 읽는 기능을 뛰어넘어 지역민의 지식정보 및 복합거점시설로 만들어야 한다.
문화전당 안에도 시민들이 즐겨 볼 수 있는 도서관이 필요하다. 공항이나 역, 백화점에도에도 의무적으로 서점을 만들도록 법제화해야 할 것 같다. 독서하는 인구가 불어나야 선진국이 되는데, 책을 많이 읽게 하기 위해서 초등학교에서부터 교사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2012년 11월 8일
姜元求 행정학박사 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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