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에 강력히 추진했던 F1대회를 이제 중단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세계적으로 보면 F1은 올림픽과 월드컵에 버금가는 스포츠라고 말하고, 대회마다 20만명 이상이 관람하고 전세계 185개국에 TV 중계돼 5억명이 즐기고 있다. 자동차 메이커들이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고 출전 차량에 최첨단 기계공학·유체역학·전자공학 기술을 기울인다.
지난 2010년부터 4차례 대회를 개최하면서 2010년 725억원 적자를 시작으로 2011년 610억원, 2012년 386억원, 올해 180억원대 적자를 기록해 누적된 적자가 1910억원 이른다. 가난한 전남지역에 이렇게 많은 손해를 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내년 대회 일정에서 한국 대회가 빠졌다고 해서 영원히 한국에서 F1이 열리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어느 정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계획이 생겼을 때 재협상을 통해 다시 대회를 재추진해도 된다.
당장 내년 6월 지방선거 이후 새로운 도지사가 취임하면 F1을 계속 추진할지 여부는 더욱 미궁 속으로 빠질 우려가 크다. 개최권료를 깎지 않고는 적자폭을 줄일 수 없는데 운영사 측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점은 문제일 수밖에 없다.
이미 개최권료를 두 차례 인하해 주었는데 다른 개최국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추가 인하에 난색을 표하고 있고, 재협상시 인하된 가격에서 협상을 시작하는 게 아니라 원점에서 다시 개최권료를 논의해야 하는 것도 걸림돌이다.
그동안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대회와 관련해서 징계나 법적 처벌을 받은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게 신기하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잘못된 타당성 조사와 대회 개최권료를 해마다 더 내야 하는 할증 조항이 있는지도 모르고 계약서에 서명을 하는 등 성급하게 대회를 열었다.
전남도가 F1을 추진한 것은 역점사업인 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인 J프로젝트 조성을 위해서다. 하지만 J프로젝트는 전혀 추진되지 않았고, F1에만 투자되는 기현상만 낳았다.
우선, 영암 서킷을 활용해 다른 대회를 주최하거나 국내외 기업에 임대하는 방안과 서킷 주변에 조성된 카트장을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올해 영암 서킷 임대로 23억원 가량의 수익을 올렸고, 카트장을 찾는 동호인도 늘고 있어 지속적으로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 조직위를 축소하거나 해산하고, 영암 서킷을 민간에 위탁하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조직위의 몸집을 줄여 운영비를 절감하고, 민간 위탁을 통해 더욱 많은 대회를 유치한다는 것이다.
4년차인 올해까지 누적적자가 1910억원에 이르러 대회 지속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상황에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따라서 전남도는 남은 대회를 어떻게 치를 것인지와, 국제 신인도 회복, 손실규모 최소화 방안 강구 등 어려운 숙제를 떠안게 됐다.
상당 기간 시간이 흐른 후 다시 명분을 만들어 관련 예산을 확보하고 정부의 협조를 얻어내야 하는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전남도의회와 시민단체는 줄기차게 F1 중단을 요구해 왔고, 전남도는 재협상을 통한 개최권료 할인 등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했지만 적자폭을 줄이지는 못했다.
영암 F1을 취재한 해외 언론은 허술한 경기장 시설과 빈 관중석, 열악한 숙박 환경을 싸잡아 비판해 왔다. 관중도 15만명에 그쳐 지난해보다 1만명이 줄었다. 전남도는 국가 이미지를 높이고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고 했지만, 경제 효과는 내지 못했다.
우리나라에서 F1대회를 치를 수 있는 곳은 수도권인 서울이나 인천, 영남권인 부산이나 경남에서는 가능하다. 그 이유는 국제공항이 가까이 있고, 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는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고를 줄 알아야 한다.
전남도에서 강력히 주장했던 무안공항도 파리만 날리고 있다. 현재 중국으로 4편 취항하고 있지만, 광주공항에서 취항했다면 50편은 취항했을 것이다. 광주시민들의 반대에도 무안공항으로 옮겨 호남권 전체가 피해를 보고 있다. F1대회가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막대한 적자를 보면서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2013. 12. 11
강원구 행정학박사. 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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