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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곤의 수은 강항선생>일본 주자학의 아버지, 강항 (7)

강항선생과 후지와라 세이카, 아카마쓰 히로미치 등과의 만남
등록날짜 [ 2015년03월07일 15시09분 ]

이후 후지와라 세이카는 주자학에 열정을 불태웠다. 세이카는 “후지와라 문하(惺門)의 사천왕”이라 불리는 네 명의 수제자들, 즉 하야시 라잔(林羅山)과 마츠나가 세키고(松永尺五)  · 호리교안 (堀杏庵) · 나와 가츠쇼(那波活所)와 함께 에도시대 유학을 꽃 피웠다. 

세이카의 제자 중 에도 막부에 가장 영향력을 발휘한 이는  하야시 라잔(林羅山, 1583-1657)이다. 교토 오산중 하나인 겐닌지(建仁寺) 승려였던 라잔은 17세에 접한 <주자집주>에 감명을 받고 주자학를  독학으로 공부했다. 라잔은 세이카를 만나기 전부터 이미 불교에서 유학으로 기울고 있었다.

1603년에 그는 공개석상에서 주자의 새로운 주석을 붙인 <논어>를 강의할 정도였다. 이 때문에 기존의 박사 집안 출신인 기요하라 히데카타는 이에야스에게 이를 금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에야스는 학설을 선택하는 것은 학자의 자유라는 입장을 표명하여 히데카타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에도 유학은 이에야스의 이런 결단으로 자라날 수 있었다. (주33)

 1604년에 라잔은 요시다 소안의 소개로 세이카의 제자가 되었다. 당시 라잔은 21세, 세이카는 43살이었다. (주34)


1605년에 라잔은 스승 후지와라 세이카의 추천으로 이에야스에게 발탁되어 슨푸성의 서고관리 담당자로 임명되었다. 이 해에 이에야스는 히데타다에게 쇼군직을 물려주고 슨푸성으로 거처를 옮겼다. 

이후 라잔은 히데타다, 이에미쓰(1624년), 이에츠나(1655년)로 이어지는 에도 막부에서 4대째 대학두(大學頭)로 종사하여 ‘사상계의 쇼군’이라 불렸다. 이후 하야시 집안은 라잔 -> 슌사이 -> 노부아쓰로 이어지면서 대학두를 세습하여  에도 막부의 관학을 주도하였다.    

한편 세이카의 4명의 제자 중 마츠나가 세키고는 기노시타 준안(1621-1698)과 아라이 하쿠세키(1657-1725), 아메리모노 호슈(1668-1755)등 막번의 유학자를 배출하여 계보를 형성하였다. 아울러 호리 교안은 오와리 번의 유관이었고, 나와 가츠쇼는 기슈번의 유관으로 번의 유학계도 세이카의 제자들이 거의 장악하였다. 

따라서 일본 사상계에서 세이카를 일본 근세 유학의 개조 開祖 또는 비조 鼻祖라 부르는 것은 결코 지나치지 않다. 

에도 시대 이전까지 일본은 무 武와 불 佛의 나라였다. 그런데 에도시대에 유 儒가 결부됨으로써 일본의 정신문화는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일본 사상사에서 에도시대가 그 이전 시대와 구별되는 특징 중 하나는 무 武의 사무라이가 문 文을 읽었다는 것이다. 문文을 통하여 사무라이의 신분 질서가 확립되었다.
  
에도 시대 270년 동안 태평성대가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무사계급에서 하극상을 대신하여 군신 君臣의 도리, 더 크게 말하면 삼강오륜의 유교적 윤리가 정착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문 文의 사무라이를 확립시킨 시초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였고, 사상적으로 뒷받침 한 이는 바로 후지와라 세이카였다. 그리고 세이카 뒤에는 정유재란 때 일본에 포로로 끌려온 전라도 영광 출신 선비 강항이 있었다. 

주33) 강재언, P 289

주34) 라잔(羅山)이라는 호는 스승 세이카가 “옛 사람은 나부 羅浮에서 <춘추>를 읽었지만, 이제 나부羅浮는 나부에 있지 않고 자네의 밝은 창가 맑은 책상 위에 있다”라며 그를 나부산인 羅浮山人이라고 부른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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