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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무의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상관(上官)과 하관(下官)의 올바른 관계

상관과 하관의 관계란 이정(履正)과 봉공(奉公)으로 상하관계 유지함이 올바른 관계
등록날짜 [ 2015년04월27일 07시07분 ]
『목민심서』 봉공(奉公)편의 「예제(禮際)」라는 항목은 잘 거론되지 않는 부분이지만 항목의 명칭을 풀이하기 어려운 것처럼 의미 깊은 내용들이 참으로 많은 부분입니다. ‘예제’란 서로 간에 예의를 제대로 지킨다는 뜻이니, 공직자들 사이의 에티켓이라고 쉽게 풀이할 수 있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깊은 뜻이 담겨있습니다. 예의 바르게 상대한다는 말인데, 열거된 내용을 종합해보면, 목민관이 상관이나 동료, 전임·후임자들은 물론 관속들과 예의바른 관계를 갖는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공직자들은 상명하복의 관계로, 하관은 상관에게 무조건 복종하는 것만 예의 바른 처사로 생각하기 쉬운데, 다산은 분명히 말했습니다. 상관의 명령에 무조건 따르고, 상관을 잘 섬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한(漢)나라 때 임연(任延)이란 사람이 무위태수(武威太守)가 되자 광무제(光武帝)가 임연에 경계하기를, ‘상관을 잘 섬기어 명예를 잃지 않도록 하라’고 했다. 임연은 ‘신이 듣자 옵건대 충신은 사정(私情)에 매이지 아니하고 사정에 매이는 신하는 불충하다 합니다.[臣聞忠臣不私 私臣不忠] 바른 일을 행하고 공을 받드는 것이 신하의 도리요[履正奉公 臣子之節], 상하가 뇌동하는 것은 폐하의 복이 아니오니, 상관을 잘 섬기라고 하신 말씀을 신은 감히 말씀대로 받들 수 없습니다.’ 광무제는 탄식하며 ‘경의 말이 옳다’고 하였다”(禮際)

  광무제는 지금부터 2천 년 전의 후한 초대 제왕이었습니다. 그때 벌써 상명하복의 예제에서 벗어나 상관과 하관의 관계란 이정(履正: 정의롭게 이행함)과 봉공(奉公:공을 받듦)으로 상하관계를 유지함이 올바른 관계라고 서로 간에 인정하였으니 얼마나 훌륭한 예제였는가요. 2천 년이 지난 21세기의 한국의 공직자들의 예제는 어떤가요. 국법을 집행하는 검찰로만 보아도 너무나 한심스럽게 짝이 없습니다. ‘검사동일체’라는 상명하복의 관계도 지금은 정리된 지 오래여서, 이정과 봉공의 정신으로만 수사하고 기소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인데, 국기를 흔드는 사건에서, 검사의 고유한 수사권이나 기소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윗사람의 눈치나 보고 명령에만 따른다면, 역사는 2천년보다 더 후퇴하고 마는 것 아닌가요.

  검찰은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찾아내는 정의의 사도여야 합니다. 바르고 옳은 방향을 따르고 봉공의 자세, 곧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일하면 되는 것이지, 부당한 윗사람의 눈치나 보고, 인사권자나 권력자들의 수사 가이드라인에 얽매어 진실을 숨기고, 강자편만 들어주는 행위는 하늘을 분노하게 하는 일임에 분명합니다. 근래의 검찰권 행사를 지켜보노라면 너무나 한심스러운 일들이 많았습니다. 이른바 ‘정치검찰’이라는 용어가 거리낌 없이 유행되고 정치검사들만이 승진하고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 현실을 목격하다보면 그런 것은 다산이 말하는 ‘예제’가 아님을 바로 알게 됩니다. 권력형 비리와 부정이 판치고 있는 요즘, 검사들의 올바른 ‘예제’ 아니고 어디에 희망을 걸 수 있겠는가요. 국민들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것입니다.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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