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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무의 풀어쓰는 다산이야기>못난 사람과 잘난 사람

남에게 묻고, 의견 구하는 사람, 진짜 잘난 사람임을 아는 일이 중요!!
등록날짜 [ 2015년05월18일 09시20분 ]
자기만이 제일이고 자기가 제일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치고 참으로 잘난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은 못났고 자신은 어리석다고 여기는 사람 중에 더 훌륭한 사람이 많은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가 겪어본 경험으로 보면 낮은 신분이거나 보통사람으로 지낼 때는 그렇지 않다가도 최고의 권력자가 되어 모두가 자기에게 존중할 수밖에 없는 지위에 오르고 나면, 일체 남의 말은 듣지 않고, 혼자만 제일이고 혼자만 최고라고 여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서 최고의 통치자인 경우에는 독불장군이 되어 ‘만기친람(萬機親覽)’이라는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게 되고, 자신이 직접 처리하지 않고는 아무도 믿지 않아, 끝내는 되는 일도 없이 수렁에 빠지고 마는 불행을 겪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본보기를 다산은 그의 저서 『목민심서』에서 자세히 밝히고 있습니다.
“한지(韓祉, 1675~1720, 조선 숙종1년~숙종 46년)가 감사(監司:충청도와 전라도 감사를 지냄)가 되어서는 날이 밝기 전에 세수하고, 관 쓰고 도포입고 나아가 앉되, 종일토록 몸이 기울거나 비틀리는 일이 없었다.”라고 말하여 몸가짐이 바름을 칭찬했습니다. “한지가 감사가 되어, 언제나 막빈(幕賓)들이 아침 인사를 오면, 아침술을 돌린 다음에는 ‘내가 어제 했던 일 가운데 무슨 허물은 없었던가요.’라고 물었다. 막료들이 ‘없었습니다.’라고 대답하면, 그가 정색하고 말하기를 ‘세 사람이 길을 함께 가도 반드시 스승이 있거늘, 십여 명의 의견이 어찌 반드시 내 의견과 똑같을 것인가? 제군은 어서 말하라. 말해서 옳다면 좋을 것이요, 그르다면 서로 논란을 다시 하여 깨우치는 바가 없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런 질문을 매일 하니 여러 막료들이 미리 의논해가지고 들어가 말하였다. 그들의 말이 과연 옳다면, 비록 매우 중요하여 고치기 어려운 일일지라고 번연히 자기를 버리고 그에 따랐다. 언제나 말하기를, ‘천하의 일은 한 사람의 능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天下事 非一人之所爲也]「飭躬」라” 하였다.

  그렇습니다. 천하의 일을 어떻게 한 사람의 능력으로 옳고 바르게 처리할 수가 있을까요. 다산은 한지의 처신이 참으로 옳다고 여겨 책의 여러 곳에서 그에 대한 칭찬을 열거했습니다.
“한지가 군수나 감사가 되었을 때 항상 말하기를 ‘천하의 일은 한 사람이 해낼 수 없다’하고, 매양 문서를 만들 때 초고가 이뤄지면 반드시 관료들이나 향승(鄕承)·군관(軍官)에 이르기까지 두루 보여서 모두 좋다고 한 연후에 그 문서를 사용하였다”[文報]

  비록 감사의 직책을 수행하면서도 그렇게 남의 의견을 경청하였거늘, 일국을 통치하는 통치자라면 얼마나 그런 일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한지는 한태동(韓泰東)이라는 학자의 아들로 짧은 생애를 살았지만 참으로 훌륭한 지방관의 모범을 보였던 목민관이었습니다. 통치자는 물론, 모든 지도자들이나 고관대작, 대기업주들, 독불장군 노릇 그만하고 제발 주변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여 올바른 결정을 내려주면 어떨까요. 남에게 묻고, 의견을 구하는 사람이 진짜 잘난 사람임을 아는 일이 중요합니다.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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