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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땅끝에 있는 도화헌미술관에서는 지난 1일부터 오는 31일까지 2015 전남 문화재단이 후원하는 도화헌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정경화 작가를 초대해 ’도화헌-별이 빛나는 밤에‘를 주제로 전시회를 연다.
정씨 작업의 주요 재료는 수묵화의 기본인 지필묵이다. 그 중 먹의 용법에 해당하는 묵법과 필의 용법에 해당하는 필법은 수묵화의 본질이라 만하다. 이처럼 재료 자체는 단출하지만, 묵법과 필법이 종이에 반응하는 현상 여하에 따라서 천변만화의 변화무상한 세계가 가능해진다.
작가의 그림은 묵법보다는 특히 필법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 같다. 남다른 필법을 매개로 자기만의 그림이 가능한 지점을 가늠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작가는 모필 대신 죽필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데, 대나무를 삶아 나무망치로 두드리면 섬유질 구조가 잘게 갈라지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작가는 도화헌에서 필과 논다. 그리고 근래엔 도화헌에서 별과 논다. 도화헌 작가가 이따금씩 들러서 놀기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전시도 하는, 고흥에 있는 한 공간이다. 알다시피 고흥엔 우주센터가 있다. 문학적 수사를 빌리자면 하늘에 가장 가까운 동네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런 만큼 그곳에서 바라보는 밤하늘은 다른 밤하늘과 다르고, 별이 주는 인상도 남다르다. 작가는 그 밤하늘의 별을 그린다. 도화헌에서 먼저 나무와 숲, 바위와 산과 같은 자연경물을 그리고, 이제 그 경물이 밤하늘을 수놓는 별들에 대한 인상으로 옮아온 것.
그렇게 맑고 투명하고 깊은 묵법 속에 밤의 깊이며 그 깊이의 아우라를 그려놓고 있었고, 그 깊이 속에 총총한 아우라의 성좌들을 그려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