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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곤칼럼>역적과 김과장

김세곤 (호남역사연구원장)드라마'김과장'기업의 적폐 깨부수는 쾌도난마
등록날짜 [ 2017년03월16일 09시09분 ]

#1. 월화는 ‘역적’, 수목은 ‘김과장’ 시청. 요즘 TV 드라마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월화드라마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은 허균의 소설 ‘홍길동전’ 이야기가 아닌, 조선왕조실록에 나오는 실존 인물 홍길동 이야기이다. 연산군일기에는 “강도 홍길동(洪吉同)을 잡으니 나머지 무리도 모두 소탕하게 하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연산군일기 6년(1500년) 10월22일자)

수목드라마
‘김과장’은 ‘삥땅 전문 경리과장’ 김성룡이 TQ그룹에서 펼치는 부정과 불합리와 싸우며, 회사를 살리는 이야기이다.

 

#2. 30부작 드라마 ‘역적’은 아모개의 시대에서 길동의 시대가 되면서 흥미를 더하고 있다.

지난 7일의 12회는 연산군 4년(1498년)에 일어난 무오사화(戊午士禍)가 부각되었다. 조선 4대 사화(士禍 : 사림의 화)중 맨 처음 일어난 무오사화는 ‘역사의 화’, 즉 무오사화(戊午史禍)라고도 하는데, 이는 사관들이 적어둔 초벌 원고인 사초(史草)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세조에 대한 흉흉한 소문을 사초에 담았다는 소문이 난 사관 김일손은 간신 유자광의 표적이 됐다. 김일손은 곧장 체포됐고 연산군은 이번 기회에 대간들을 손보려 했다. 이를 눈치 챈 유자광은 사건을 확대했고, 길동의 형 길현은 김일손의 사초에서 김종직의 ‘조의제문(弔義帝文)’을 찾아냈다. 
 

남이 장군도 모략하여 죽인 유자광은 김종직이 지은 조의제문을 ‘단종을 항우에게 죽음을 당한 초나라 의제에 비기어 그 죽음을 슬퍼하고 세조의 찬탈을 비난했다’고 해석하여 연산군을 부추겼다. 그렇지 않아도 젊은 대간들이 눈에 가시인 연산군은 김종직의 문집을 모두 불태우고, 김일손과 관련된 자를 모두 국문하라고 명했다.

 

이 소식은 알게 된 길동은 충원군을 이 사건에 엮었다. 충원군 집에 자주 드나들던 이종수가 김일손의 고향 동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길동은 이종수가 충원군에게서 세조의 소문을 들었다고 말하라고 했고, 이종수가 국문을 받을 때 그리 말하자, 충원군은 의금부로 압송 당했다.

 

한편 ‘역적’ 9회를 보면서 홍살문과 누각이 눈에 익숙했다. 나중에 확인하니 홍길동의 고장 장성군의 필암서원이었다. 길현이 유생들과 함께 공부하는 장소로 나온 것이다. 이번 기회에 하서 김인후를 모신 필암서원이 관광지로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3. 20부작 드라마 ‘김과장’은 지금까지 TQ그룹의 회계부정과 TQ택배, TQ편의점 근로자 문제를 다루었는데 매회 마다 김과장의 코믹 연기가 사이다처럼 시원했다.

 

지난 9일의 14회에는 TQ편의점 아르바이트생들의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는 김과장의 활동이 돋보였다. 굴지의 로펌 지원을 받은 집단소송과 김과장의 TQ그룹 회계 부정을 무기삼아 아르바이트생들의 임금체불이 해결되고 TQ 그룹 회장이 대국민 사과까지 하는 값진 승리를 쟁취하였지만, 이런 승리는 드라마에서나 가능하지 현실은 하늘의 별 따기이다.

 

더구나 ‘김과장’에서 고용노동청이 중소업체에 대한 체불임금은 해결해 주나 대기업의 체불임금에는 무력하다는 점과 검사출신 재무이사가 고용노동청 관계자에게 메모지를 전달하라는 장면은 권력과 재벌에 무력한 고용노동청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

오비이락일까.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가 파면’된 다음 날인 11일(토)에 ‘긴급 고용 노동현안 점검회의’를 소집한 고용노동부장관은 지방노동관서장에게 “비정규직 근로자와 아르바이트 청년 등의 임금 체불과 최저임금 미 준수 등 불법 행위에 사법처리로 강력히 대처하고 근로감독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한다.

 

#4. ‘역적’은 폭군 연산군(1476∽1506)시대에 백성을 훔친 도적 이야기이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역사뿐이다.(연산군일기 1506년 8월14일)”

 

연산군은 이렇게 말했음에도 역사를 말살했고, 1506년 9월2일 중종반정으로 폐주가 되어 강화도에 유폐된 후 두 달 만에 죽었다.

 

‘김과장’은 비정규직의 애환을 그린 ‘미생’ 드라마와 달리 기업의 적폐를 깨부수는 쾌도난마이다. 국민의 신뢰를 잃은 박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났듯이, 근로자와 주주를 저버리고 비자금이나 챙기는 부패 기업은 설 땅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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