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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수 전남대 총장 신년사

”학습자에게 필요한 교육“
등록날짜 [ 2010년01월02일 00시47분 ]
 

경인년 새아침에


경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전남대 김윤수 총장

호랑이의 우렁찬 포효가 온 누리에 도약과 웅비의 소리로 울려 퍼지는 한 해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무엇보다 전남대학교가 희망과 감동을 주는 대학으로 우뚝 서기를 바라고 계시는 전남대 가족과 학부모님, 그리고 20만 동문과 지역민 모두에게 행복하고 즐거운 일로 충만한 한 해이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조금은 더 채워야 할 것이 남아 있는데 미쳐 다 마무리하지 못한 채 또 다시 새해를 맞이합니다. 우리는 안타깝고 참담함 속에서 21세기 첫 10년을 보냈습니다. 강고하다는 것들이 무너지고 허물어졌습니다. 이마에 땀을 흘리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는 환상이 허구임을 우리는 처절하게 경험했습니다.


세계화는 양극화와 승자독식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충실하게 훈련시켜 인재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시스템의 기능을 약화시켰을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버려졌습니다. 그 많은 구조조정과 그 많은 혁명에도 우리가 사는 세계는 여전히 불완전합니다. 한 국가의 문제가 더 이상 한 나라의 것으로 그치지 않고, 전 지구 차원의  문제로 연계돼 있음을 체험적으로 실증한 10년 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소통과 배려와 관용의 정치는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우려와 불안 속에서 시작했던 기축년 한 해, 우리 모두는 슬기롭게 헤쳐 나왔습니다. 무엇보다도 등록금 동결이라는 초유의 상황 속에서도 묵묵히, 최선을 다해 주신 구성원 여러분께 한없는 감사와 치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대학은 지난 해 법학전문대학원을 개원하여 법조인 양성의 산실로 자리 잡았으며, 26명의 사법시험 합격자를 내어 전국 8위를 기록하였습니다. 교수님들의 연구비 수주액도 1,200여억원을 넘어서 전국 8위, 교육역량강화 사업 전국 1위,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사업 2차 선정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그럼에도 그 어느 때보다 학내외에서 대학교육의 과감한 변화와 개혁을 간단없이 요청하고 있습니다. 대학교육의 ‘총체적 부실’이라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이제 ”학습자가 원하는 교육“이 아니라 ”학습자에게 필요한 교육“, 학습자에게 어렵더라도 필요한 것은 가르치는 교육으로 전환되어야 할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미리 만들어 놓은 틀 속에 우리 학생들을 편입시키는 교육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창조적 대안을 제시하며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교육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교육경쟁력을 한층 강화시킬 시스템을 작동시켜야 합니다. 새해엔 기초교육원을 개원하여 새로운 교양교육의 패러다임을 정초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자율전공학부를 통해 학문 간의 벽을 넘나들며 서로 다른 학문을 통합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여 불확실한 21세기를 이끌어갈 통섭형 인재를 양성하고자 합니다.


교육경쟁력의 강화를 위해서는 기존의 학과나 학문 체계에 대한 점검과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수님들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참여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물론 교수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교수업적평가와 학과평가 시스템의 개혁과 정착이 필요할 것입니다.


한편으로 우리 전남대학교가 지역 거점 국립대학으로서 그 책무성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지 진지한 성찰도 필요합니다. 우리가 생각해왔던 국립대학의 위상이 언제까지 유효할지 불분명한 상황입니다. 소극적으로 따라만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앞서가고 있습니다. 경쟁의 울타리 밖에 머무를 수 있는 축복의 시간도 이제 얼마 남아 있지 않습니다.


당면한 현실을 어떻게 소화시키느냐에 따라 우리대학의 질과 품격이 결정될 것입니다. 분명 위기를 맞고 있는 지역대학의 미래를 고심해야 하고, 우리대학과 지역대학의 미래를 담보할 거버넌스 제도에 대해서도 그 밑그림을 그려나가야 할 것입니다.


열린 자세로 법인화나 연립대학 구성 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할 것입니다. 통합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유사중복학과가 통합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해소해야할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지금 우리대학에는 41개 국가에서 750여명의 외국인 학생들이 캠퍼스의 풍경을 바꾸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새로 15분의 외국인 교수님들과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육성사업으로 초빙된 해외 석학 10분이 우리대학의 강단에 서게 됩니다. 국제여름학교와 겨울학교에서는 외국 자매대학 교수님들이 집중강좌를 할 것입니다. 국제화는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정신이 되었습니다. 쌍방향 국제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우리의 제도도 그에 걸맞게 개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밖에도 새해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들과 숙의해야 할 과제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소유와 독점에서 벗어나기 위한 공간 공유개념의 확산, 최상의 행정서비스 제공과 최대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업무프로세스 확립, 그동안 지속해왔던 커뮤니케이션의 장과 통로의 활성화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대학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사업의 확충과 교직원의 복지 역시 한정된 예산에도 포기할 수 없는 문제일 것입니다.


    사랑하는 전남대학교 가족 여러분!

올해는 병술 국치 1백년이 되는 해입니다. 무엇 때문에 나라를 잃어야 했는지, 우리의 인식체계가 역사의 질곡에서 해방되었는지 되물어 볼 때입니다. 금년은 또한 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암울했지만 위대했던 80년 광주의 5월은 추동력이면서도 동시에 족쇄도 되었습니다. 광주의 5월이라는 거대 담론 때문에 어떤 주제들은 거론하지도 못했고, 어떤 이슈에는 눈을 감아야 했습니다. 광주의 5월이 이제 그들만의 5월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5월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 시대가 끝났다 해서 희망의 시대가 곧바로 오지는 않았습니다. 별을 보고 갈 길을 알았던 시대는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이제 우리 스스로 삶의 등불이 되어 시대를 밝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나무잔이 순금 잔으로 바뀌어졌다 해서 우리의 삶이 곧바로 바뀌어 지지는 않습니다.


힘들었던 간난의 세월이 선명한 축복으로 다가서기를 희망해 봅니다. 포효하는 백호의 등에 올라 모든 난관을 슬기롭게 헤치며 자랑스러운 역사를 만들어 나갑시다. 백호의 날카로운 시선과 천하를 호령하는 기백으로 새해를 우리 전남대학교의 소중한 시간으로 만들어 나갑시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멀리, 오래 갈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새 역사의 길을 함께 가십시다.


교수님, 학생 여러분, 교직원 그리고 학부모님과 20만 동문, 지역민 여러분, 경인년에도 강건하시고 좋은 일 가득한 한 해가 되시기를 다시 한번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10년 경인년 새해 아침


전남대학교 총장 김 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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