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항의 상사한(相思恨)과 영광군의 상사화(相思花)
불갑산(516m) 기슭에 자리 잡은 불갑사(佛甲寺)는 백제 침류왕(384년)시대 인도스님 마라난타 존자(法身者)가 백제에 처음 불교를 전래했다. 이렇듯 제일 처음 지은 불법 도량이라고 해 불갑사라 불린다.
이 성스러운 불갑사 사찰 주변에 독충(毒蟲)과 맹독(猛毒)류의 접근을 막기 위해 심었던 꽃이 <상사화>의 시초다. <상사화>가 지닌 독특한 향기를 독충과 미물(微物)들이 아주 싫어해 불갑사가 건립되면서 상사화를 심기 시작했다고도 전한다.
이러한 유래를 담은 꽃, <상사화>가 임진왜란(1592년)과 정유재란(1597년)을 거치면서 서해바다를 통해 왜국으로 들어갔다고 일부 학계에서는 주장하고 있다.
특히 1597년 2월 21일,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소서행장(小西行長)과 가토기요마사(加藤淸正)에게 조선 침공의 명을 내렸다. 당시 왜의 해적 집단이 우글거리고 왜국에서도 낙후된 사해(시꼬쿠)지역이었다. 그들은 다시 14만 병력을 편성(1597년 9월, 강화교섭 결렬 명분)해 대거 호남 지역으로 재침해 온 게 정유재란이다.
그 당시 이들이 갖은 노략질한 물건 중에는 <상사화>가 포함되어 있었다. <상사화>꽃은 조선인과 수많은 서적과 함께 건너가 일본 시코쿠 지역 에히메현 오즈시 일대에 뿌리내렸다. 400년 이후 시코쿠 지역 인근 야산 어느 곳을 가든 갖가지 색깔의 <상사화>가 무성하게 피어 있음을 쉽게 볼 수 있다. 조선을 침탈한 그들의 후손들에 의해 <상사화>꽃에 가공과 모방을 가미했다.
모방의 천재 그들로 인해 지금은 <상사화> 꽃으로는 귀하다는 하얀 <상사화>를 비롯해 노란, 빨강 <상사화>가 온통 분탕질해 놓은 듯 매년 어김없이 피어나고 있다.
이 역시 역사의 윤회이고 아이러니함일 것이다.
1597년 강항선생이 피로(被擄)되어 갇힌 곳이 오즈성 일대이다. 그 오즈성 에서 매일 조석으로 바라본 앞산과 자주 왕래한 금산 출석사에도 지금 강항의 <상사한>으로 <상사화>가 매년 한을 품은 채 꽃피고 있다.
여기에, 상사화(相思花)와 연관된 강항의 상사한(相思恨) 절규 시를 음미해 보자. 그리고 그 연관성을 한번 찾아보도록 하자!!
相思恨(상사한)
滄海茫茫月欲沈 출렁이는 바다 아득한 달조차 지려는데
淚和涼露濕羅衿 눈물이 이슬과 함께 옷섶을 적시누나
盈盈一水相思恨 넘실넘실한 이 바다에 님 그리움인들 어이하리
牛女應知此夜心 견우와 직녀는 응당 이 밤 내 통한을 알 만할걸!
꽃과 잎이 만나지 못하는 상사화(相思花)꽃을 통해 강항은 통한(痛恨)의 마음으로 1957년 10월 광막한 바다에서 둘째 부인과의 영원한 이별을 고하고 있다. 그게 상사한(相思恨)의 시이다. 강항의 향리(鄕里) 영광 땅에서 매년 피고 지는 상사화(相思花)꽃을 통해 당시 비통함과 이별의 안타까움을 단장(斷腸)의 슬픔을 억누르며 자제하면서 쓴 전장(戰場)의 시어(詩語)들이다.
그게 상사화(相思花)꽃을 통한 강항의 통한의 마음이었다.
- 영광의 <상사화>와 강항과의 융합!!
이처럼 영광 불갑산의 <상사화>에 빗대어 강항의 <상사한> 시는 꽃과 잎이 다른 시기에 피어 만날 수 없듯 그 애통한 심정을 절규했다. 1597년 10월 둘째 부인(애생이 엄마)이 바다에서 고혼이 되던 날 강항은 광막한 바다 적선(敵船) 위에서 <상사한>을 읊조리며 몹시 비통해 했던 것이다.
최금환(강항 연구가이자 일본여행 전문 조이여행사 대표)은 “<영광의 상사화는 강항의 꽃!!>이라 지칭해야 할 것”이라며 일본을 찾는 한국 관광객들에게 매번 그 연관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기에 영광 불갑사의 <상사화> 축제가 강항의 <상사한>과 함께해 간다면 이 지역의 대표 축제인 <상사화> 축제가 세계화로 향해 가는데 큰 원동력이 될 것이다.
최근 전남도가 지역 관광산업의 핵심인 22개 시·군 대표 축제 10개를 ‘2026 전라남도 대표 축제’로 선정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지역의 <상사화> 축제가 선정되지 못했다는 것은 이 지역의 문화·관광 활성화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문제점을 찾지 못했다고 아니 말할 수 없다.
이 문제점을 찾아 국내를 넘어 지구촌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영광 지역이 위대한 인물의 탄생지로 <상사화>와 연계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항상 문제는 현장에 있고 가장 가까운 데서 찾는 법이다. 강항의 <상사한>이 영광의 <상사화>와 융합해 세계화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할 시점이 도래하였다고 보는 것이다.
- 관광객 30~50만 명 다녀가는 <상사화> 축제의 난제
2026년도 전남도에서는 축제심의위원회를 열어 각 지역에 축제의 정체성과 차별성, 관광객 유치 가능성, 지역경제 파급효과 등을 종합 평가해 최종 10개의 축제를 선정했다. 그런데 관광객 30~50만 명이 다녀가는 <상사화> 축제가 왜 하필 선정되지 못했을까?!
그것은 관광객이 아무리 많이 찾더래도 <상사화> 축제프로그램 속의 세계화 궁핍이다. 그 세계화의 한켠을 채우려면 이제는 강항의 <상사한>으로 채워나가야 한다고 감히 고언(苦言)한다. 수은 강항은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에서는 이미 신(神)으로 추앙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에히메현 오즈시 오즈시민회관 앞에 <홍유 강항선생 현창비>가 우뚝 서 있고 그가 처음 일본에 도착한 도시 오즈시에는 <강항지장보살상>이 강항의 유허비와 함께 우뚝 서 있다. 한마디로 <일본유교의 비조, 수은 강항>으로 자기들에게 학문을 전파해 줬기 때문이다.
영광군에서 이러한 인프라를 잘 활용해 체계적으로 관리가 진행된다면 과연 <상사화> 축제는 향후 전라남도 축제심의위원회가 향후 개최되었을 때 어떻게 평가될까?
이제는 <상사화> 축제를 심사숙고해 봐야 하는 아주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벌써 강항문화제도 열악한 구조 속에서도 2026년에 7년 차를 맞이하고 있다. 이렇듯 큰 틀에서 지역을 위해 융합하고 협력해 나간다면 시너지가 분명하게 작용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지역에서 해마다 세계화로 도약하기 위해서 각 지역 자치단체의 노력이 활발하게 경쟁하며 진행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상사화> 축제를 세계화하기 위해서는 뚜렷한 차별화로 강항문화제와 합종연횡으로 통 크게 뭉쳐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지역의 대내외적인 역사·문화와 관광 효과까지 더불어 세계화로 이어질 수 있는 축제로 키우기 위해 더더욱 분발해야만 하는 시점이 도래하고 만 것이다. 전국 광역 17개와 기초 226개로 총 243개(향후 5극 3특으로 전국을 다섯 개의 광역경제권과 세 개의 전략적 특화 지역으로 설정)지자체에서 갈수록 치열해져 갈 축제를 상상해 보라!!
특히 문화관광 축제를 대한민국의 K-문화관광으로 대표하는 세계적인 관광 축제로 육성 발전시키고자 1999년 대한민국의 정부가 문화산업진흥법을 제정했다. 이는 문화산업의 지원 및 육성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여 문화산업 발전의 기반을 조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국민의 문화적 삶의 질 향상과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문화콘텐츠로 인정되는 범위는 대체로 영화·드라마·다큐멘터리이다. 더 나아가서는 애니메이션·만화·웹툰, 캐릭터, 문화원형을 이용한 콘텐츠도 문화콘텐츠로 포함할 수 있다. 여기에 컴퓨터·모바일 게임, 인터넷·모바일·에듀테인먼트 콘텐츠, 뮤지컬·오페라·연극, 전시기획·테마파크·축제, 대중음악 등까지도 공간콘텐츠로 포함되는 문화콘텐츠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문화콘텐츠의 문화가 가지는 문화적 역량과 가치로 개발된 콘텐츠야 만이 지역문화콘텐츠로서 진정한 가치를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향후 <상사화> 축제장에서 강항의 아카이브 시스템과 사이버 전시관, 강항문화제와 스토리텔링 기반 강항 아카이브, 강항 글램(GLAM: Gallery + Library + Archive + Museum) 구축, 교육과 학습 그리고 체험관 운영이 상사화 축제장에서 상시 운영되어야 <상사화> 축제가 세계화로 진입해 가는 축제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 상사화 축제, 지역문화콘텐츠의 세계화
공간콘텐츠 축제 또는 지역 축제를 구성하는 문화콘텐츠의 구성요소로는 역사와 문화, 전통과 관습문화, 지역특산물, 자연환경 등이 문화개념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벤트가 문화산업의 일부가 되면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은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지역의 문화적인 요소를 이루는 중요한 부분이 잠식됨을 가끔씩 목격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래도 그때마다 원형이 변하지 않는 선에서 보수가 필요로 했던 것도 사실이다.
<상사화> 축제가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고 결단을 내릴 때 역사의 흐름에 따라 역사적 사건과 사건에 내포된 정신적, 사회적 분위기 변화 및 역사 인물의 어록과 사상 및 연보, 사회적 영향. 생활 및 전파, 문화교류 현상 등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다시 재정리해 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지역의 문화자원과 관련된 활동을 하는 단체들끼리 긴밀한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지역 내의 다양한 의사소통이 마련되어 있어야만 사회 저층으로부터의 충분한 의견 수렴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역문화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됨으로써 지역민들의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 향상되고. 문화와 관광을 비롯한 다양한 측면이 도드라지면 마침내 융합은 촉진되어질 것이다.
세계화나 국제화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가져야 하는 것이 지역정체성을 강화시켜 나가는 문제이다. 우리 지역은 수은 강항으로 인해 문화 인프라와 지역정체성을 확고하게 자리 잡고 확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 확고하고 정립된 가치관으로 <상사화> 축제에 뿌리내리게 되면 전라남도 축제심의위원회의 종합 평가에서 우수 축제로 선정되고 충족됨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상사화> 축제가 그렇게 강항문화제와 진행되어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관광축제 예비 축제’로의 신청 자격은 반드시 부여되고 남음이 될 것이다. 그리고 전남의 대표 축제는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세계에 전남을 알리는 문화축제가 되는 마스코트로 <상사화> 축제가 활용될 것이다.
이는 축제의 질적 수준을 한 차원 높여 전 세계 관광객이 찾아오는 글로벌 관광 자산으로 육성하는 것임을 자각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도 강항문화제와 <상사화> 축제의 융합은 필요충분조건이 되는 것이다.
이 글을 통해서 감히 묻고자 한다.
<상사화> 축제와 강항의 <상사한>이 융합이 되어 세계화로 향해가는 영광스런 <상사화> 축제로 운영될 그런 날은 과연 어디만큼 와 있는 걸까?! |